ABOUT ARTIST
조소를 전공하고 설치미술을 하셨는데요, 미술을 하게 된 동기와 조소에서 설치로 넘어간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현대미술에서 조소, 서양화, 동양화, 설치, 미디어와 같은 표현이나 경계는 이제 의미가 없는 것 같습니다. 물론, 어느 정도의 장르적 구분은 있겠지만 결국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어떤 방식으로 전달해야 가장 효과적인지를 먼저 생각하게 되었어요. 그래서, 작품 구상을 할 때, 장르에 한계를 두지 않고 제가 활용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는 가감없이 풀어내고 있습니다. 덕분에, 평면 작업과 조소, 설치 같은 매체의 구분을 두지 않고 작품을 만들고 있어요.
작품의 매개체(medium)로서 세라믹에 관심이 간 이유가 있을까요?
직관적인 형태를 만들 수 있는 점이 가장 큰 매력이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처음부터 선택했던 기법은 아니었어요. 오히려 관심 밖이었죠.
한동안 작업을 진행해 오면서 가장 많이 들었던 질문들이 “이거 도자기예요?”, “왠지 도자기처럼 생겼네요.” 였어요. 심지어 작가들도 공통적으로 물어봤던 질문이었어요. 저는 그럴 때마다 ‘도대체 왜 내 작업이 도자기처럼 보이는지 고민하기 시작했어요. 그런 방법을 생각해 본 적이 한번도 없었는데, 계속 그런 얘기들을 들으니까 의도적이든 아니든 세라믹 기법에 대해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었어요. 그래서 관련 작품들을 좀 알아본 다음에 작품들을 다시 봤더니 제가 봐도 도자기 같더라고요. 순간, 진짜 세라믹 기법으로 만들어 본다면 어떤 느낌일지에 대한 궁금증과 오기가 함께 발동되었죠.